본문 바로가기

달빛 이야기

그 옥천이 아니고..

     

    친정 엄마 고향이 평안도 정주이다.

    엄마 갈래머리때 6.25로 어쩔수 없이 고향을 떠나셨지만..

    입맛은 5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하나도 변하지 않으셨다.

    심심하며 산뜻한 평안도식 입맛에 익숙하다 결혼하니

    진한 젓갈 맛같은 전라도 시댁 입맛과 달라 힘들었다.

    1-2개만 먹어도 배부른 감칠맛나는 평양식 왕만두..

    돼지 기름을 골고루 문질러 노릇노릇 구워낸 고소한 빈대떡...

     

     

    그중에서도 살포시 언 얼음이 동동 뜬 시원한 물냉면..

    친정식구들 모두 요 냉면을 좋아한다.

    지난 가을 친정엄마와 두동생들과 고향나들이 다녀오며

    먹은 것도 오장동 냉면..^^

    둘째 아이 가졌을때 심했던 입덧에도 먹었던 물냉면이다.

    송탄 살때였는데 평택까지 나가 먹었던 '고박사 냉면'^^

    나중에 그 냉면이 그리워 신촌 고박사 냉면을 먹으러 갔더니

    그때 그 맛은 아니더라.^^

     

     

    큰아들도 누가 엄마 아들 아니랠까봐 애기였을때부터

    국수나 냉면을 아주 잘 먹었다.

    냉면 먹으러 외식을 갈때에도 사리를 시켜 따로 주면 안되고 

    아이用이 아닌 온전한 한그릇 어른用으로 시켜야했으니까..^^

    아직도 큰아들 국수에 대한 잊혀지지 않는 에피소드...

    큰아들 3-4살쯤인데 해파리 냉채를 보고 국수인 줄 알고

    자기 앞으로 댕겨 놓길래 어른들이 맵다고 가져갔더니

    순둥이 큰아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결국 그날 큰아들 여전히 눈물 그렁그렁이며(매워서^^)

    국수 아닌 겨자소스 해파리 냉채 한그릇을 혼자 다 먹었다는..

     

     

    예전에 친구들과 삼청동에 단풍 구경을 간적이 있다.

    붉게 타는 삼청동 단풍을 구경하고 촐촐한 배를 잡고

    우리가 갔던 음식점이 약간 허름한 '눈나무집'..

    김치말이 국수,빈대떡,하얀 떡볶기, 떡갈비 등

    담백하며 시원한 평안도나 황해도식 입맛인 곳이었다.

    어중간한(^^) 충청도 입맛인 친구들도 엄청^^ 좋아했다.

    음식점 내부가 허름했는데도 사람들이 끊이지않는 걸 보면

    추억의 입맛을 찾아온 분들이 많은 것 같았다.

     

     

    옥천 냉면...

    충청도 아줌마 아니랄까봐 오래전 가족들과 여행중에

    옥천 냉면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듣고

    충청북도 옥천 부근에서 열심히 '옥천 냉면'을 찾았었다.

    근데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물어도 아무도 모른단다.

    근데 알고보니 충청북도 옥천군이 아닌..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옥천'이었던 것..^^

    어린시절 친구들과 작년부터 양평 숯가마인지 가자고 했는데..

    가려고 하면 친구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그러다보니 친구들 줄줄히 아이들 수능이 코앞이고..

    해를 넘겨 1월에 가자...그랬는데 또 어찌 될지..^^

    살얼음 동동 뜬 '옥천 냉면' 먹을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얘들아 1월도 절반이 다갔다. 언제 갈꺼니?^^

     

     

    (아래 꼬리말중 왕언니님이 말씀하신 돼지고기 완자..^^)

'달빛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년지기..  (0) 2006.01.22
블로그 친구를 만나고 왔답니다.^^  (0) 2006.01.19
입이 호강한 날...  (0) 2006.01.15
블로그를 하면서...  (0) 2006.01.11
이렇게 좋은 날/ 창문song  (0) 200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