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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이야기

그리고...적금 이자..^^

           회사가 세워지면서..그리고 회사가 없어질때까지..

            우리 가족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그곳이 이제 곧 헐리게 된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너무 아쉬운 소식이지만..

            50년이 다가오는 곳이니 당연한지도..

            헐리기전에 엄마랑 우리 삼남매 다녀왔다.



      포대기에 안겨 처음 이사가서 둥지를 틀었던 집이다. D-44호^^
      그때 아버지가 심으셨던 대추나무며, 복숭아 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두동생들이 태어나고 자랐던 곳..B-9호^^
      아버지는 옆으로 화초들 온실과 닭장도 만드시고
      앞뜰에 딸기며 작약에 포도나무도 심으셨는데..
      이젠..아무런 흔적이 없다.^^
      집앞에 세워둔 자가용이 왜 이리 생경스러운지..^^



      그리고 우리의 60년대를 풍성한 추억으로 남겨주었던 곳..
      A-6호..그 당시만해도 귀했던 서구형 주택이었다.
      외국인 회사와 조인을 하면서 지어졌다가 출국후 우리가 쓰다보니..
      페치카와 오븐과 침대가 있었던..^^



      60년대에 그것도 충주 시골에 세워졌던 복층형 아파트..
      뒤로는 낮은 산이 있고, 저멀리 저수지도 보이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사택 안에서 영빈관..
      그때나 지금이나 너무도 이국적이고 아름다왔던 곳
      그 아래 수영장이랑 테니스장은 어디로 갔나?



      우리들의 작은 음악회도 열리고,
      그 시골에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었고..
      가끔은 부모님들의 무도장이 되기도 했던^^
      구라부(club^^) 뜰..



      어쩜 4-50여년전 그 자리에 여전히 놀이터도 남아 있는데..
      이제 그 세월의 흔적이 사라진다니..
      두 눈과 마음에 꼭꼭 담기에 너무 아쉬운 곳이 되겠지....



     언제부터였는지 충주 가로수가 사과나무들이 많았다.
     도시 같으면 가로수 나무마다 저렇게 빨갛게 열리기도 전에
     탐스러운 사과들이 흔적도 없을텐데..^^



     추수를 기다리는 풍성한 황금 물결들이며 멀리 보이는 산자락들....
     정말 오랫만에 본 것 같다.



      엄마와 우리 삼남매의 풍성한 가을 나들이에서 돌아오는 길...
      고향 가는 곳마다 비어있는 한자리..
      우리에게 이렇게 풍성한 추억을 만들어주신
      아버지 생각이 왜 이리 많이 나는지..
      엄마와 두동생도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래도...오랫동안 마음속에 따뜻한 고향으로 남아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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