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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이야기

왕의 걸음

     

    3개월 유효기간인 '4대궁과 종묘 통합관람권'이 10,000원이다.

    (경복궁 3,000원, 덕수궁 1,000원, 창경궁 1,000원, 종묘 1,000원, 창덕궁 3,000원, 후원 5,000원-합 14,000원)

    조선 5개궁궐에는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인데 경희궁은 완전 복원이 어려워 현재 무료 입장

     

     

    요즘 메르스때문에 궁궐도 한적한데다가, 인터넷 예약을 살펴보고 사람이 적은 시간인 1시를 예약했다.

    팜플렛을 보며 기다리고 있는데, "아니....또....오셨어요?"

    창경궁 해설사가 15명이고, 1주일 사이에 각기 다른 시간에 3번 왔는데 3번 같은 해설사를 만나다니..^^

     

     

    후원(後苑)은 왕의 동산이라는 뜻으로 금원(禁苑)이라고 불렀으며, 비원(秘苑)이라는 명칭은 일제 때 용어이다

    창덕궁 후원은 태종 때 만들어진 것으로 임금을 비롯한 왕족들이 휴식하던 곳이다

     

     

     

    후원에서 처음 만나는 연못이 부용지이다.(부용은 연꽃을 뜻한다)

    부용지는 34.5m, 29.4m에 이르는 네모 반듯한 연못으로, 중앙에 소나무를 심은 인공섬이 있다

    부용지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라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에 따라 지어졌다.

     

     

    부용지 연못 한쪽 모서리를 자세히 보면 물고기가 새겨져 있다.

    이는 물고기가 물이 없으면 못살듯 임금이 없는 백성은 있을 수 없고

    백성이 없는 임금은 있을 수 없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부용정 위의 사진은 오늘 찍은 사진이고, 아래는 2009년 찍은 사진인데, 자세히 보면 달라진 곳이 있다.

    2012년 동궐도 대로 복원하였다고 한다.(어디가 달라졌을까요?)

     

     

    정조는 이곳 부용정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하여 54명의 신하들과 대대적인 연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연못에 배를 띄워 시를 짓기도 하였는데 시를 짓지 못하는 신하는 부용지의 둥근 섬으로 귀양을 보내기도 했다고...^^

    신하들과 함께 후원 유람을 즐겼던 정조는 내각상조회(內閣賞釣會)를 만들어서 유람문화(遊覽文化)로 발전시켰다.

    오늘 우리가 왕의 정원을 거닐 수 있는 건 정조 덕분일지도...

     

     

    부용지 북쪽에 위치한 2층 누각인 주합루

    주합(宙合)이란 우주와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자연의 이치에 따라 국가를 다스리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2층인경우 누각이라고 하는데, 2층은 , 1층은 이라고...)

     

     

    주합루 정문인 어수문(魚水門)은 한국의 문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큰 문은 임금(水)이, 작은 문은 신하(魚)가 출입하는 문이었다고...

     

     

    드라마의 과거 시험의 무대로 등장하는 영화당(현판 '영화당'이라는 글자는 영조의 어필)

    실제로 과거 시험을 보는 장소였고, 임금님께서 친히 군사 훈련을 주관하던 곳이다

    이몽룡도 이곳에서 과거 시험을 봤다고...

     

     

    한덩이 통돌을 깍아서 만든 불로문

     

     

    기오헌과 의두합은 효명세자가 지은 건물로 단청을 칠하지 않은 소박한 건물이다.
    효명세자는 아버지인 순조의 명으로 대리청정을 하면서 안동 김씨의 세도를 견제하고 왕권을 강화하고자 노력했다.

    이때 본보기가 되었던 분이 할아버지인 정조였으므로 이곳을 나라 일을 생각하는 장소로 삼았다

     

     

    불로문을 지나면 작은 연못이 있는데 애련지

    숙종은 연꽃은 더러운 곳에 있으면서도 변하지 않고 우뚝 서서 치우치지 아니하며 지조가 굳고 맑고 깨끗하여

    군자의 덕을 지녔기 때문에 이러한 연꽃을 사랑하여 새 정자의 이름을 애련정이라 지었다고

     

     

    관람정(觀纜亭)

    관람정은 평면이 부채꼴 모양으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형태의 정자이다.

    관람정 앞 연못은 대한제국 말기나 일제 초기에 현재와 같이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람은 닻줄 즉 배 띄움을 구경한다는 뜻이다

     

     

    육각정자의 존덕정(1644년 건립)은 겹지붕이 특이하다

     

     

    이 사진도 2009년 찍은 사진인데...

     

     

    지붕위 항아리 모양이 바뀌었는데, 복원한거라고...

     

     

    존덕정 내부에는 '萬川明月主人翁自序'라는 정조의 글이 새겨진 현판이 걸려있다.

    '만천명월주인옹'은 정조의 호이며 온 세상의 주인이 곧 자신이라는 뜻이다.

    이 글은 정조가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후원의 대표적인 정자에 걸은 것이다

     

     

    폄우사(砭愚榭)

    폄우사는 순조의 세자 효명세자가 독서하던 곳이다. '砭愚'란 어리석음을 경계하여 고쳐준다는 뜻이다.

    원래는 부속채가 딸린 자형이었으나 지금은 부속채가 없어졌다고 한다

     

     

    옥류천으로 가는 길에 취규정(聚奎亭)이 있다

    '학자들이 모인다'는 뜻의 취규정은 그 용도가 휴식과 독서를 위한 공간이다.

    작년 가을 후원에 들렸을때, '후원에서 만나는 한권의 책' 행사가 이곳에서도 있었던 기억이...

     

     

    옥류천은 창덕궁 후원 북쪽 깊숙한 곳에 흐르는 개울을 가리킨다.
    인조 14년(1636년)에 커다란 바위인 소요암을 깎아 둥근 홈을 만들어 옥과 같이 맑은 물이 바위 둘레를 돌아

    폭포처럼 떨어지게 만들어 임금과 신하들이 여기에 둘러앉아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지었다고 한다.

     

     

    궁궐내 유일한 초가지붕의 '청의정'

    왕이 왕자와 왕손들에게 벼를 가을걷이하고 나서 짚으로 이엉을 엮어 초가지붕 잇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왕실 가족이 농민의 정서를 체험하게 하려는 임금의 마음이 담겨 있는 곳이라고..

    실제로 창덕궁에서는 보여주기 행사로 5월 모내기를 하였고, 10월에 추수를 한다고..^^

     

     

    정조가 머물다 가기도 했고, 화성 행차 준비를 하기도 했던 '농산정'

     

     

    창덕궁 안에 지은 유일한 민가 형식의 건물로 사랑채의 당호가 연경당이다

    이는 순조 왕세자였던 효명세자가 사대부 집을 모방하여 궁궐 안에 지은 120여칸 민가형식의 집이다.

    현재의 건물은 고종이 1865년에 중건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곳은 나중에 외국공사들을 접견하고 연회를 베푸는 등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되었다고

     

     

    우리나라 고목 중에는 느티나무가 가장 많으며 창덕궁에도 느티나무 고목이 30그루나 있다는데...무늬가...@@

     

     

    내시나 궁녀가 늙고 병들면 떠났던 요금문(曜金門)

    인현왕후가 폐위된 후 쫓겨날 때 지나간 이기도 하다고..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1시간반 왕의 걸음이 되었다

    하지만 왕의 걸음은 과거든 현재든 구경만 하는 걸로...^^

     

     

     

    '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숲이었어/그대와 나는 왜/숲이 아닌가'

     정희성 시인의 '숲'중에서..

     

     

     

    샌드위치 싸고, 참외랑 방울토마토 담고, 유리병 사과쥬스 플라스틱병에 담고, 냉커피 타서...

    큰아들과 청계천 점심 데이트후 난 후원 나들이...오늘도 8km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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