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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 이야기

4~5시간 기다려 20초?

 

1909년 11월 1일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박물관인 대한제국 제실박물관(帝室博物館)

공개되어 국민들에게 개방되었다고 한다.

올해는 한국 박물관 개관 10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고...

이를 기념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박물관 입구 겨울못에 울긋불긋 깃발들..

이는 전국 박물관·미술관 상징 깃발 “바람의 詩-과거, 현재, 미래를 보다”라고...

박물관의 지나온 과거와 현재, 그리고 힘찬 미래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한거라고...

 

 

올해는 정말 파란 하늘이 흔하여 좋다.

 

 

게다가 가을 바람에 붉게 물들어가는 담쟁이도 춤을 추고... 너무 좋다.

 

 

오랫만에 충신시스터즈들이 만나는 날...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는데 전시실 문앞은 관람객들로 북적북적..

우리가 보려던 '몽유도원도'의 줄...

저 끝이 안보이는 줄은 오늘 밤 9시를 끝으로 '몽유도원도' 한국 전시가 끝나고, 

내일 일본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몽유도원도>는 시 ·서 ·화의 세가지 예술이 종합적으로 구현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최고의 서예가였던 안평대군의 요청을 받아 화가 안견이 그린 그림에

신숙주, 김종서, 박팽년 등 당시의 대표적 문인들의 시문과 글씨가 함께 모여 있다.

 

'몽유도원도'는 1986년, 1996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전시된 바 있으며 이번이 세 번째 전시라고..

'몽유도원도'는 일본 덴리대 도서관 소장품이며 일본 중요문화재로 귀중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우리나라의 몽유도원도가 어떻게 일본으로 건너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1950년대 초 일본 나라현 덴리(天理)대가 사들여 지금까지 소장하고 있다는 게 알려진 전부이다.

1950년대 어떤 이유에선지 한국인 고미술상이 이 작품을 부산으로 들여왔다는데,

고미술계나 학계에선 당시 이 불후의 명작을 우리 손에 넣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안타까워한다고...

반출경위가 명확하지 않아 반환요구조차 할 수 없는 몽유도원도의 이번 대여전시를 놓고

덴리대 측은 “더이상 전시는 없다.”고 했단다.

 

 

그렇다니 우리도 봐야될 것 같아 일단 몇번의 S자가 되어 있는 줄에 서긴 섰는데,

어머나 4시간이라니..저 안내문을 보니 기다리기 스물스물 귀찮아지고..^^

게다가 줄 안내를 하시는 분 말씀이 4~5시간 기다려 20초밖에 못본다나...

(20초라니 why?)

 

(퍼온 사진)

몽유도원도는 두루마기 형태로 벽에 걸어 전시된 게 아니고 전시대 바닥에 펼쳐져 있다고 한다.

밀려든 다른 관람객들을 생각해서 따로 안내인을 두어 몽유도원도 앞에 선 관람객들이

빨리 움직이게끔 안내한다고..그러므로 4~5시간 기다려 20초...

음 그래! 다른 전시도 많은데 참자!^^

 

 

나중에 뉴스를 보니 오늘 오후 6시 현재 오늘 하루만 6천7백명이 다녀갔고,

6시까지 입장한 사람은 볼 수 있다니 입장대기를 하고 있는 관람객까지 엄청난 인원이라고..

하긴 이미 마지막이 될지 모를 '몽유도원도'를 보려는 수만명의 사람들이 4~5시간을 기다려 봤단다.

우리도 그 속에 끼일뻔 했다.^^

 

 

미술관에서는 정선 서거 250주년을 맞아 테마전 “겸재 정선, 붓으로 펼친 천지조화天地造化”

가 전시되고 있어 구경하기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봤을 천원 지폐의 배경그림, '계상정거도'의 화가 겸재 정선

겸재 정선鄭敾(1676-1759)은 우리 나라 회화사에 큰 획을 그은 거장이다.

 

 

그의 그림을 감상하다가 눈에 띈 그림..아버님이 보셨으면 오래 머무르셨을텐데..

 

 

정선 그림에 강세황이 쓴 화평이 쓰여져 있었다.

 

 

우리가 잘아는 단원 김홍도의 스승이자 당대 최고의 문인화가 강세황.

1995년 1월의 문화인물로 선정되어 아들들 조퇴까지 하여 행사에 참석했던 기억이 난다.

시댁 몇대조 할아버님이시라고..^^

시댁 2층 어딘가에 강세황 할아버님 자료들이 굴러다니고 있을텐데..

(아버님은 악기며, 음반, 사진기, 고화 수집이 취미시지만, 관리가... -.-)  

 

 

금강산도 식후경...일단 점심부터 먹기로 하고 미술관을 나왔는데 여전히 줄은 끝이 없고..

(점심과 그후 몇시간은 다음 글에..^^)

 

 

점심식사와 산책후 다시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이유는 꿩대신 닭(?)을 위하여...

 

 

이렇게 일단 전시실에 들어선 사람들도 몇시간을 기다려야 '몽유도원도'를 만날 수 있단다.^^

다른 전시들은 바로 입장할 수 있어 다른 전시들을 대충 보고...

 

(사진 촬영이 불가능해서 퍼온 사진) 

인상적인 전시중에 천마도가 있었는데.. 

이 천마도를 적외선 촬영해서 그 결과를 옆에 함께 전시하고 있었다.

특히 이 천마의 머리쪽에 위로 솟은 뿔이 있다는 게 명확히 밝혀져 이게 천마가 아니라

기린(아프리카 기린 말고, 상상의 동물 기린)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 천마도는 줄 설 필요 없이 쉽게 볼 수 있구만..^^

 

 

반대편 건물 전시실로 갔는데, 이곳도 줄이 늘어서 있었는데..

이곳은 꿩대신 닭인 '몽유도원도'모사품을 전시한 곳...에구 에구..

몽유도원도 모사품도 화, 수요일에만 볼 수 있다니 그나마 다행인지..

 

아무튼 어설픈 박물관 나들이었지만,..

즐거운 해프닝(?)에 하하 호호 행복한 가을 나들이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박물관은 인간이 역사와 만나서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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