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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이야기

변하지 않는 것들..

     

    미국에 살때 아들들은 주말을 기다리곤 했다.

    첫번째 이유는 느긋한 주말 '허준'을 빌려다보는 기쁨^^

    두번째 이유는 한국음식 여유있게 즐기는 기쁨..

     

    김치,된장찌게,오징어 튀김 같은 냄새나는 음식들..

    다행히 아파트였지만 맨끝쪽에 위치한 동이었고...

    주변에 다른 집들이 우리가 사는동안 비어있었기때문에

    덜 눈치보며 한국 음식을 해먹을 수 있었다.

    있는대로 환기팬을 틀어놓고 초에 불도 붙여놓고..^^

     

    근데 미국은 그 소방 알람이 어찌나 잘 울리는지..

    튀김이나 전,생선구이할때는 여지없이 울려대는 바람에

    미안하지만 우리가 사는동안 소방 알람을 띠어 놓고 살았다.^^

     

     

    한번은 미국인들을 초대했었는데..

    대부분 불고기나 잡채,만두 같은 한국음식으로 준비했는데

    한국적인 생각으로 빡빡하지 않게 국물이 있어야될것 같아

    고민끝에 슴슴한 중국식 해물잡탕 비슷하게 준비했다.

     

    한국 음식 월더풀을 외치던 미국인들..

    해물잡탕 국물도 깨끗하게 비웠는데..

    나중에 보니 바닥에 오징어가 다 남아 있었다.^^

    미국인들이 오징어를 안좋아한다는 걸 깜빡했었다.^^

     

     

    우리집은 꺳잎 요리를 무조건 좋아한다.

    고기 싸먹는데 말고도 꺳잎찜이나 김밥에도 들어가고

    떡볶이나 모든 부침개에도 깻잎을 잘 넣는 편..

     

    오늘 저녁 메뉴는 깻잎 옷 입은 오징어 튀김..^^

    물오징어가 아닌 마른 오징어 튀김.

    마른 오징어를 미지근한 물에 불려 튀기면 맛이 있다.

    깻잎을 다져 넣고 얼음 물을 넣어 대충 휘휘 저어

    재빨리 튀김옷을 만들어 입혀 노릇노릇 튀겼다.

     

     

    대학때 열심히 드나들던 오리지널 튀김..

    20년두 한참 더 지났으니 옛날 그 모습도 아닐테고..

    작년인가 불타버렸다고도 들었고..

    아직도 오래전 그 맛일지 궁금하다.

     

    가미분식 주먹밥, 그린하우스, 호원당, 하이드파크...

    세월이 흐르니 취향이 달라지고 변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옛추억들도 없어지고..맛이 변하고..

    변하지 않는 것들이 아쉬운 저녁이다.

     

     

       나의꽃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세상 다른꽃보다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세상 다른 꽃보다 향기로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것은 

       내가슴속에 이미 피어있기 때문이다

               - 한상경(아침고요수목원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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