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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북유럽

노르웨이-트롬소(1)

 

여행전에는 이런 저런 계획을 하면서도, 여행을 떠날 무렵이면 일이 몰려와 대충 담고 떠나게 된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대충 때려 담고 떠났다.(그래도 작은 아들 줄 약간의 식량 정도를 챙겨서...^^)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는 서울에서 헬싱키를 거쳐 유럽 40여개 도시로 이어지는 연결노선으로

핀에어 라인이 2009년 우리나라에 생기면서 북유럽과 많이 가까워졌다고 한다.

남편이 인터넷으로 좌석 예약을 하면서 좋은 자리(창가)라고 생각하며 얼른 예약을 했는데...

화장실 바로 앞자리라 의자도 뒤로 못하고 불편할 것 같아 공항에서 다른 자리는 없냐니까 없단다.

할수 없지...하며 체크인을 기다리는데, 옆에 나이가 더 많아보이는 여직원이 방긋 웃으면서

두분 모두 정장(학회에 파티가 꼭 한번은 있어서)을 입고 오셔서 비지니스로 옮겨 주겠단다.

오모나....뭔일이라니..덕분에 편히 누워서 노르웨이 오슬로까지 가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행운이라면 행운인 또 한가지..검색대에서 내 바로 뒤에 티아라 은정이 서 있었다.

검색원들도 은정을 바라보느라 대충대충...^^(남편은 사진 좀 찍지, 난 참으시지.^^)

 

 

노르웨이에 가기전까지는 노르웨이 땅 크기가 얼마나 큰지, 얼마나 길이가 긴지 별로 생각해본적이 없다.

땅크기는 남한의 4배이고 남북의 길이는 우리나라 남한 남북의 길이의 5배라고 한다.

남편의 학회가 노르웨이 트롬소에서 열려 출국했었다.

오슬로는 노르웨이 남쪽에 가까운 곳에 있고, 트롬소는 북쪽에 있어 비행기로도 2시간 거리..

 

1달여 배낭여행중이던 작은 아들을 오슬로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남편의 실수(?)로 작은 아들에게 비행기 번호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고,...

오슬로 공항이 어쩐 일인지 와이파이도 안되어 작은 아들과 연락이 안되었다.

아들은 못만나고 보딩시간은 가까워 남편은 짐을 부칠려고 하는데...

꿈인지 그냥 느낌인지 저 멀리 아들 뒤통수가 보이는 것이었다.

엄마 눈에는 아들이 보인다고...아들 이름을 두번 불렀더니 정말 아들이 뒤돌아 보는 것이었다.^^

 

아들은 이태리에서 오슬로행 비행기값을 아낄려고 싼 비행기를 타서 다른 공항에 닿았다고 한다.

근데 기막히게 노르웨이는 EU국가이면서도 유로화가 아닌 자기네 돈 크로네를 사용한다.

그래도 공항인데도 ATM은 고장나 있고, 공항직원에게 유로화와 달러밖에 없다니까

알아서 하라는 투로 말을 하고, 아침도 못먹고 떠났는데 환전이 안되니 점심도 굶고...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나 유로화밖에 없는데, 너네 돈 크로네와 바꿔달라 어쩌구 저쩌구...

겨우 겨우 다른 공항에서 국제공항 오는 버스비를 바꿔 왔다고 한다.

그런데 비행기 번호도 모르지, 아버지랑 연락은 안되지 식은 땀이 다 났었다고 한다.

1달동안 청바지 하나로 버티느라 여기저기 구멍이 슝슝 나 있고, 그냥 봐도 꼬질꼬질...

흰운동화 본연의 색은 보이지도 않고 까맣게 타서 거의 거지꼴이었던 작은 아들....^^

 

 

작은 아들과 트롬소행 비행기를 타고 거의 2시간여 비행 끝에 트롬소에 닿았다.

어머나..저게 만년설이 아니냐? 착륙직전 트롬소의 풍경...

트롬소는 거의 북위 70도에 위치한 도시..

그래서 19세기 후반에는 북극해의 주요 무역 기지가 되어 많은 북극 탐험대가 이곳으로부터 출발했다고 한다.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노르웨이 정부가 대피해 와 잠시 정부 소재지가 되기도 했던 곳. 

 

 

트롬소는 북극권 북쪽에 있기 때문에 5월말부터 7월말까지는 밤중에도 태양을 볼 수 있는 백야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는 말을 듣고 떠났어도 설마 밤에도 해가 떠 있을까 했는데...저 사진이 밤 1시에 찍은 사진...

정말 해가 잠도 자지 않고 내 머리위에서 24시간 뱅글뱅글 도는 느낌이었다.

 

 

해는 지지 않아 커튼을 쳐도 훤하고, 시차 적응도 안되어 1달동안 밀린 작은 아들 빨래들을 꺼냈다.

양말 10켤레중 5켤레 정도는 구멍도 슝슝 나있고, 흰티셔츠는 누르스름하고....

구멍난 양말들은 버리고 대충 호텔에서 샴푸로 주물러 빨라아 옷걸이 걸어 널었다.

 

 

아침 식사후 남편은 학회 장소로 가고, 작은 아들은 배낭여행에 피로가 몰려왔는지 다시 깊은 잠에 들고...

주렁 주렁 아들들 빨래들때문에 호텔방 앞에 Do not disturb를 걸어 넣고 호텔을 나섰다.

하늘색이 짙은 파란 우리나라 가을 하늘 같았고, 기온도 맑은 가을처럼 햇살도 강하면서 선선하였다.

동네가 아담하고 깨끗하고 이쁜 도시 같았다.

 

 

호텔이 트롬소만에 위치하여 만년설도 보이고 산자락의 이쁜 집들도 아름다웠다.

 

 

동네 한바퀴를 둘러보고 호텔로 돌아오는데, 복도 창가에서 바라본 밖의 집들이 인형의 집 같다.^^

 

 

근데 복도 한쪽으로 대형 크루즈 배가 다가오고 있어 한장 찰칵...

요트를 여러대 옆에 매달고 있는 대형 크루즈를 처음 봤기에...^^

 

 

 

아들을 깨워 본격적으로 동네 구경을 나섰다.

  

 

관광용 꼬마열차를 우선 타기로 했는데, 가격에 조금 뜨끔...

우리 나라 돈으로 1인당 만원, 알고보니 버스비도 만원..ㅡ.ㅡ

(노르웨이가 GNP가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데, 그만큼 물가가 장난이 아니었다.)

 

 

 

 

 

1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을 골목골목 다니며 설명을(물론 영어^^) 해주는 관광기차였다.

안들리는 영어 들어볼려고 노력 안해도 작은 아들이 어쩌구 저쩌구 통역을 해주니 좋구만^^

 

 

점심은 저기서 먹자. 버거킹...

아웅..정말 전세계에서 계산 제일 잘하는 나라에서 태어난 우리에게 얘네들은 왕짜증.

앞에 몇사람 서 있지도 않았는데 주문하는데 내 차례 오는데만도 30분이나 걸렸다.

비싸기는 또 왜 이리 비싼지, 평범한 세트메뉴 2개를 사니 거의 3만원돈이다.

 

 

먹고나니 기운도 나고 저 긴 다리를 건너가 보자고...^^

오르막도 있고 길어보여 멋모르고(?) 버스를 탔더니 세상에 버스비가 1인당 만원이란다.ㅡ.ㅡ

이 나라는 기름도 난다면서 교통비가 왜 이리 비싼거야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버스를 탔다.

 

 

다리를 건너가지 산아래 저 건물이 대성당(정교회)이란다.

근데 구경하는데도 입장료를 받는다기에 껍데기만 보고...^^

(주로 공연장으로 많이 쓰이는 성당이란다.)

 

 

조오기 저 크루즈 옆이 우리 호텔인데...^^

 

 

아들이 버스비도 비싼데 걸어보자기에 걷는건 자신있으니 그래 그러자고...

 

 

 

좌로 우로 앞뒤로 구경하며 걸으니 오르락이 있는 1km조금 넘는 다리도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살짝 뒤쳐서 아들 뒷모습도 한장 찍고...^^

 

 

 

금방 다리를 다시 건너왔다. 2만원 벌었네...^^

 

 

북극도시답게 동네에 아문센에 대한 동상이나 자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과 만나 인포메이션센터에 들렀다.

(아들 왈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인포메이션센터다!" ㅋㅋ)

근데 노르웨이 그것도 트롬소에 동양인도 찾아보기 힘든 곳에 반가운 한글이...

자세히 밑에 보니 아마도 한국인(문희주)이 관련된 음악회인가보다...했는데...

학회에서 추천해준 밤음악회에 갔다가 그 한국인이 먼저 아는척을 해주셨다.

워낙 동양인을 눈씻고 찾기 힘든 곳인데 3명이나 보이니 조심스럽게 다가와 먼저 아는척을...

(이번 학회에도 동양인은 찾아보기 힘들었으니까...)

 

 

저녁은 한국서 공수해간 미니 전기쿠커에 물을 끓여 비빔밥(인스턴트)으로 먹고...

저녁식사후 동네 대성당에서 민속음악 공연이 있다기에 찾았다.

보시다시피 파란 하늘에 시계는 낮이 아닌, 밤 10시 10분(밤 10시반 시작)

 

 

 

 

고풍스러운 대성당에서 아름다우면서도 적당히 몽환적인 음악을 들으며, 가끔 비몽사몽...^^

 

 

음악회가 끝나고 나오니 역시 파란 하늘의, 낮이 아닌 밤 12시..^^

 

 

대낮같이 환한 밤12시(한국은 아침 7시니 밤을 꼴딱 세운 셈)를 넘어 호텔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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