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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이야기

재의 수요일

 

오늘은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예배로 드렸다.

재의 수요일은 사순절(四旬節)이 시작되는 첫날.

사순절은 그리스도교에서 부활절 전에 행해지는 40일간의 재기(齋期)로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올해는 4월4일이 부활주일)까지 주일을 뺀 40일이다.

40이란 숫자는 예수가 40일 동안 광야에서 받은 시험, 40일간 시내산에서 모세의 금식,

이스라엘의 40년간 광야 생활, 예수의 부활에서 승천까지의 40일 등

고난과 부활의 상징적 기간을 의미한다

 

재의 상징적 의미

재는 '열정'을 뜻한다.
재는 불로 태운 것이다. 불로 시련과 단련을 받았다. 그래서 자신을 모두 태워버린 것이다.
불로 자신을 태우듯이 사순시기를 지내는 우리가 하느님께 대한 열망과 열정으로
자신을 온전히 태워버리고 살아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또 재는 '정화와 순수'를 뜻한다.
재는 태울 것을 다 태웠기에 모두 소독되었고 깨끗한 것이다.
그래서 '정화'를 뜻한다.
또 더 이상 태울 것이 없다. 탈 수 있는 것은 다 태워서 제거되었다.
그래서 '순수'를 뜻한다.
재를 받고 살게 되는 사순시기는 자신을 깨끗하게 정화하고 순수한 본래의 모습,
흙과 같은 존재, 더 이상 태울 것이 없는 자신의 것으로 남는 생활이 되어야 함을 말해준다.

그리고 재는 '밑거름'이다.
재는 자연으로 돌아간 것이며, 새로운 생명과 새로운 성장을 위한 거름이요 가장 좋은 비료이다.
재를 받고 살아가는 우리의 사순시기는,
그래서 새로운 삶을 출발하고 그리스도 부활이라는 새 생명을 향한 밑거름과 같은
생활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준다.  

 

 

예배후 죄의 고백을 적은 종이를 갖고 예뜰에 모였다.

 

 

자신의 죄들을 적은 종이를 불에 태우며 다시는 같은 죄를 짓지 않기를 기도했다.

 

  

상직적이지만..

카톨릭에서는 재의 수요일이 되면 예배자들은 지난 해 종려주일 때 사용한 종려나무잎을 태워 얻은 재로

이마에 십자가 표시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도 우리의 죄를 태운 재로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억하는 십자가 표시를 받았다.

 

  

 

 

우리는 하얀 종이에 나의 죄와 허물을 적었습니다. 
그 종이를 들고
마치 십자가의 길 같은 '좁은 길'을 걸어  불이 있는 배밭으로 갔습니다.
배밭 사이 공터에는 거친 강단이 있었고
철조망 울타리에는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불 앞으로 걸어가 그 종이를 태웠습니다.
불은 단숨에 우리의 죄와 허물을 태워버렸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돌아서서 이마에 재를 바르니
가슴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렇게 밤을 지내고 아침에 일어나니
우리가 걸었던 좁은 길과 죄와 허물을 태웠던 자리에는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아니,
그것은
우리의 죄와 허물을 다 덮어버리신
하나님의 용서의 손이었습니다.

(오늘 목사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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