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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이야기

삼색 옷을 입었어요

           최근 몇년 동안 엘니뇨의 영향으로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이더니
           12월이 들어서면서 삼한사온이란 말이 무색하게 춥습니다

           게다가 충남,호남지방에는 무서운 폭설..
           사실 우리 어린 시절 내 키보다 더 많이 내려 문도 못열게 하던 눈들..

           얼굴 볼이며 손등이 추위에 다 갈라지도록 매섭게 추운 날씨에도

           꽁꽁 언 논두렁에서 앉은뱅이 썰매타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겨울이 추운건 당연한데도 추위가 슬슬 짜증이 납니다.

           어제는 뒷베란다에 무심코 두었던 야채들이 꽁꽁 얼어 놀래서

           세탁기도 수도꼭지와 통까지 담요로 중무장을 했답니다.
           다행히 기숙사에 있는 작은 아들은 기숙사가 따뜻하다고 하는데

           기숙사 복도 샤시가 설치가 안되 허허벌판 바람이 장난이 아닐텐데

           절대 사절이라는 모자나 장갑을 갖다줘야 하는지 걱정..

     

     

     나야 원래 집순이인데...도서관 가는 길도 추운지 큰아들도 집돌이..
     음식재료들은 슬슬 바닥이 나고, 아들이 있으니 세끼 걱정..

     나나 아들이 다 밥돌이, 밥순이 한국 음식을 먹어야 하니 더..

     날이 추우니 김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국물 생각은 나고..
     가까운 집앞에 슈퍼라도 있으면 얼른 다녀올텐데..
     길건너 가야 빈찬거리를 파니 추운 날씨 나가기도 움추려 들고..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다 눈에 띈 야채들..

     며칠전 작은 아들 왔을때 월남쌈 하고 남은 파프리카와 오이..

     "그래 바로 저거야~"

     갑자기 머리에서 삐리리~~신호가..

     

     

     영 사진이 별루지만..요렇게 삼색 수제비를 만들었습니다.

     빨간 파프리카, 노란 파프리카, 초록 오이를 갈아서 색을 낸..

     멸치와 다시마로 보글보글 국물을 내고..

     감자와 표고버섯을 넣어 걸죽하고 진하게 끓인 국물에

     따뜻한 물로 반죽해서 랩에 싸서 30분쯤 냉장고에 두었던 반죽

     국물에 퐁당 빠뜨리고 파와 고추도 송송 썰어 넣고..

     달걀지단과 김까지 얹은 내맘대로 수제비..

     다행이 밥까지 1공기 적당하게 남았으니 국물에 말아

     후후 불며 먹고 나니 속이 따끈따끈해진 느낌입니다.

     

     

     

        오늘 저녁 동장군 추운 날씨에 따끈한 국물 요리..

        가족들이랑 둘러 앉아 수제비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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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마음이 더 추운 이유..

     이 추위에 어제 교회 어떤 분 어머님이 돌아가셨답니다.

     시골에 계셨던 어머님께 마지막 효도를 하고 싶으셨는지

     그제 남편 도움으로 모셔와 입원하고 하루도 못 넘기시고..

     가시는 분도, 보내는 분도, 오시는 분도 쓸쓸하고 추운 날.

     교회장으로 치뤄지니 위로예배,입관예배,발인예배..

     여러번의 예배가 있답니다.

     오늘 수요예배 준비로 수요예배후 위로예배 다녀오고

     내일 아침 7시 발인예배 반주(교회장이라)를 해야하니 

     든든하게 차려입고 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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