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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이야기

아버지가 보고 싶은 날...

     

    2주만에 작은 아들이 왔습니다.

    세모자가 도서관에서 점심을 먹느라 이것저것 준비했습니다.

    두뇌에 좋은 견과류 듬뿍 넣은 약식도 또 하고..

    (수능을 앞둔 엄마의 마음..아들이 알지..)

    깻잎,고추다진거 넣어 동그랑땡도 하고, 잡채도 하고...

    마늘,꽈리고추랑 잣 듬뿍 넣은 멸치볶음도 하고..

    저녁은 김밥을 준비하고 가기전에 엄마에게 들릴려고 합니다.

    엄마도 주중에는 여동생 아이 봐주시고 주말에만 집에 오시니

    아들들이랑 교회 일로 바쁜 주말과 주일이라 만나기 힘들어서..

    엄마 좋아하시는 홍시랑 단감,양배추,약식도 싸고..

    동그랑땡이랑 멸치볶음도 갖다 드릴려고 준비했습니다.

    엄마 혼자 사시다보니 뭐든 간단히 대충 드시는게 안타까와

    가끔 이것저것 챙겨드리면 엄마는 흐뭇하게 웃으시며

    "네가 친정엄마 같다.." 그러십니다.

    엄마가 우리 삼남매에게 평생 해주신거에 비하면..

     

     

    끔찍이도 자식들과 엄마를 사랑하셨던 아버지..

    하늘 가실때 얼마나 마음 걱정하시며 가셨을까..

    지난주 드라마 '장미빛인생'에 나오는 대사가 마음이 아팠습니다.

     

    죽는 건 두렵지 않아
    아무 느낌도 없고 아무 고통도없고..
    하지만 헤어지는 건 무서워..
    이세상 모든거와 이별하는게 겁이나..
    나혼자 떠나니까 무서워..

     

    그래도 아버지 마지막 하늘 가시는 모습을 봤지만..

    좀더 오래 가까이에서 사는 모습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하필 아버지 마지막 1년을 먼 미국에 있느라...

    아버지 보내드리고 아버지 없이 엄마 혼자 두고

    다시 미국으로 들어갈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돌아오면 엄마에게 잘해야지..했는데..

    내리 사랑이라고..마음뿐이었습니다.

    사실 부모에게 孝가 별거일까..

    잘사는 모습 자주 보여드리는 건데..

    아버지..

    고통없는 하늘에서 엄마랑 우리 삼남매 보고 계시겠지요?

     

    천국에서 만날 소망이 있는 믿음이 있지만..

    이땅에 사는 동안 보고 싶은데 볼수 없다는 거...

    볼수 있을때 잘해야 할 사람들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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