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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이야기

가깝고도 먼 거리





           

             어제 의료봉사 갔던 곳이 민통선 지역이랍니다.

             민통선이란 휴전선 일대의 군 작전 및 군사시설보호와 보안유지

             목적으로 민간인 출입을 제한하는 구역을 말한답니다.

             의료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근처 제적봉 OP에 들렸답니다.

             制赤- 공산주의를 제압한다는 뜻의 그 이름만 봐도 비장합니다.

               


           

            그곳 장교의 안내와 설명을 듣고 모두 전망대로 나갔답니다.

            그다지 넓지도 않은 강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라니..

            망원경을 통해서 코앞인것 같은 북한의 모습을 보았답니다.

            보이기 위한 시설들인지 집들이 깔끔하고 좋아 보였지만

            사람들은 볼수가 없었답니다.

           


           

             특히 목사님과 사모님의 마음은 남달라 보였습니다.

             바로 코앞인 것 같은 개풍군이 사모님 부모님의 고향이시라고..

             큰 소리로 고함치면 들릴 듯한 강 건너 마을인데..

             이 좁은 땅덩어리의 나뉨으로 갈수 없는 곳이라니..

             가깝고도 먼 거리였습니다.

             친정어머님의 고향도 평안북도 정주인데...

           


           

             어제는 햇빛도 우리를 도우려는지 구름에 가려있는 시간이 많아

             안내팀이나 전도팀은 비교적 덜 힘든 하루여서 좋았는데..

             덕분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북한의 모습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저 멀리 보이는 모습들이 아름다와 보였습니다.

           


           

             제적봉 전망대를 내려와 돌아오는 길..

             정말 너무도 가깝게 보이는 철조망 너머 북한의 모습..

             강화군 양사면과 황해도 개풍군의 가장 가까운 거리가

             1.3km라고 하니 얼마나 가까운 거리인지..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황해도 개풍군 고도리를 잇는

             다리 건설계획이 있었는데 안상수 인천시장 불구속 사건으로

             현재 흐지부지 된 상태라고 합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모르지만 달리는 차안에서 찍었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목가적인 곳에 이런 군사적 정치적 대립이

             존재한다는 것이 마치 한 편의 부조리극을 보는 것처럼 황당하다.

             웃기는 코미디가 아니고 무엇인가."

             노벨상 수상 작가 귄터 그라스가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을 방문하여

             말했다는 이야기랍니다.

           

             정말 그 말이 가슴으로 느껴졌답니다.

             하지만 슬픈 코메디..

             언젠가는 자유롭게 오갈 날이 있기를 기대하며..

           

            여/담..


           

             도심에서 보기 힘들어진 전봇대와 전기줄..

             부자 동네에는 전봇대가 없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요즘 새로운 도시에서는 땅속으로 다 들어간다고 들었습니다. 

             그 보기 힘든 전봇대..정말 원없이 많이 본 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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