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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이야기

영의 양식을 파는 장사꾼


      2부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난로 주변에서 군고구마를 먹는 분들이
      "목사님, 고구마 드세요!”라고 합니다.
      얼른 가서 그들과 난로의 열기를 같이 느끼면서
      잘 익어 노랗게 된 고구마도 먹고 
      그들이 내주는 사랑도 먹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또 하나의 예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배당에 군고구마 이상으로
      맛있는 양식을 기다리는 지체들이 있기에
      난로 가에 있는 분들에게 감사를 담은 웃음으로
      사양하고 내려갔습니다.
      강단에 선 저는 신이 난 군고구마 장사처럼
      돈을 받지 않고 영의 양식을 팔았습니다.
      매주일마다 잘 익은 양식을 공급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으니 여러분들께서는
      이 장사꾼을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주는 양식은 또 있습니다.
      저녁찬양예배를 마치면 “목사님 사탕주세요!”라며
      달려오는 꼬마 단골들이 있습니다.
      오랜 단골은 다인이와 예안이인데
      근자에는 수연이를 비롯해서 몇 명의 손님이 더 늘었습니다.
      지난주일 저녁찬양예배 후에 성탄점등식을 마치자
      예안이가 숨이 찬 상태로 달려와서 큰 숨을 몰아쉬더니 “
      목사님, 제가요, "헉 헉”하기에 저는 놀라서
      “예안아, 왜 그러니?”라고 하니까
      “저 사탕 먹어야 되요”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말을 들으면 정신을 잃어버립니다.
      곧 아이들은 목양실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혼미해진 저는 그들이 오기 전에
      사탕바구니를 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아들 녀석이 너무 좋았는지 사진을 찍었는데
      녀석도 혼미해졌는지 사진이 흔들렸습니다.
      아니, 그것은 아이들 때문에 흔들린 저의 모습일 것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예안이가 할아버지의 원로목사
      은퇴식에 가느라 오지 못했습니다.
      사탕이 남은 것이 그렇게 서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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